
도시는 시간의 흔적을 지닌 채 살아간다. 건물은 그 도시의 얼굴이고,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물리적 매개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근현대 건축물’이라는 단어는 낡고 오래된 것, 개발의 걸림돌, 철거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문화재로 지정된 몇몇 건축물은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대부분은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조용히,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그 가운데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이 근현대 건축물은 지역사회에 어떤 의미인가?”그리고 “보존과 개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이 글은 내가 직접 경험한 몇 개의 지역 사례를 통해, 근현대 건축물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공동체의 기억과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도시의 균질화가 진행될수록,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정체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