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시간을 품고 있다. 고층 빌딩이 하늘을 찌르고, 지하철 노선이 그물처럼 뻗어나가는 오늘날의 도시 구조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도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축물 하나하나가 그 시대의 욕망, 기술, 정책, 이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특히 20세기 초부터 1970년대 산업화 시기까지 지어진 근현대 건축물은 단지 물리적 구조물이 아니라, 당시 도시계획과 사회 변화, 국가적 체제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한국의 경우,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도시계획이라는 개념이 본격화되었고, 이 시기에 건축된 건물과 도시 인프라들은 이후 해방과 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도시 공간을 재편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다.나는 최근 몇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군산을 오가며 근현대 건축물과 도시 구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