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일주일에 한 번 쓰레기통 비우기: 제로웨이스트는 가능할까?

헤이 봄 2025. 6. 26. 21:45

제로웨이스트



‘쓰레기통을 한 달 넘게 비우지 않았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게 말이 돼?", 혹은 "쓰레기를 어떻게 안 만들고 살아?"라는 반응이 자연스럽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 지 1년이 넘은 지금, 나는 쓰레기통을 비우는 횟수가 월 1회 이하로 줄었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 버릴 필요도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삶에 적용한 결과다.
이 글에서는 내가 왜, 어떻게 쓰레기통을 자주 비우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누구나 가능한 실천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공유하려 한다.
당신도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나도 해볼 수 있겠다.”

 



1. 처음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기 전, 나는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 번은 쓰레기봉투를 묶어 버렸다.
일회용 커피컵, 배달 음식 용기, 비닐 포장재, 간식 포장지, 화장품 용기까지 하루에도 10개가 넘는 쓰레기를 무의식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 쓰레기는 결국 어디로 가는가?
재활용이라는 이름 아래 분리수거함으로 향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내가 무엇을 버리고 있는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을 뒤져보는 작업은 솔직히 불쾌했지만, 내 소비 패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강력한 도구였다.
 


2. 쓰레기를 줄이려면 ‘거절’부터 해야 한다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기 위한 첫 번째 원칙은 필요 없는 물건을 아예 받지 않는 것이다.
나는 제로웨이스트 초기에 ‘5R 원칙’을 알게 되었다.

Refuse (거절)
Reduce (줄이기)
Reuse (재사용)
Recycle (재활용)
Rot (퇴비화)

이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Refuse’였다.
나는 이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무조건 거절한다.
 

  • 일회용 컵과 빨대
  • 택배의 과도한 완충재
  • 시식코너의 일회용 포크
  • 불필요한 판촉물 (쇼핑백, 카탈로그 등)


이러한 물건들을 받지 않으면 아예 쓰레기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쓰레기의 출발은 소비이고, 그 소비를 거절하는 순간 ‘버릴 이유’도 사라지는 것이다.


3. 내가 일상에서 실천한 쓰레기 줄이기 루틴

장보기: 용기와 천 가방
나는 주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다.
채소는 망사 주머니에, 두부나 생선은 유리용기에 받아온다.
대형마트에서 무심코 집던 비닐과 포장재가 줄어드니, 음식 쓰레기 외에는 거의 남는 것이 없다.

외식: 개인 식기 세트 휴대
외출할 때는 항상 숟가락, 포크, 젓가락 세트와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고 텀블러를 내민다.
심지어 단골 가게에서는 이제 먼저 “텀블러 가져오셨죠?”라고 묻는다.

욕실: 고체 샴푸와 재활용 가능한 칫솔
샴푸, 린스, 바디워시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제품을 쓰지 않는다.
고체 샴푸와 천연 비누는 수명이 길고, 포장도 종이나 종이박스라 쓰레기가 거의 없다.
대나무 칫솔은 손잡이를 퇴비화하고, 칫솔모는 분리해 재활용한다.

생수병 대신 필터 정수기
나는 이제 생수를 사지 않는다. 정수 필터를 설치한 이후, 스테인리스 물병에 물을 담아 다닌다.
이로 인해 한 달에 소비하는 플라스틱 병이 30개 이상 줄어들었다.


4. 음식물 쓰레기도 거의 안 나오는 이유

음식물 쓰레기 역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였다.

  •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장보기
  • 남은 음식은 도시락으로 재활용
  • 과일 껍질이나 채소 찌꺼기는 퇴비화
  • 커피 찌꺼기는 탈취제로, 계란 껍데기는 화분 거름으로 사용


이런 습관이 자리 잡히자, 주방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대부분 퇴비로 전환되고, 배출할 것이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다.


5. 가족과 함께한 실천이 성공의 핵심


초기에는 가족의 반대가 있었다.
특히 어머니는 “비닐이 편하잖아”, 아버지는 “배달 음식 없으면 뭐 먹냐”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나는 강요하지 않고, 내가 먼저 실천하면서 하나씩 대안을 제시했다.
밀랍 랩을 사서 선물하고, 다회용기 사용법을 보여주고, 배달 시 다회용기 가능 식당을 함께 찾았다.
가족이 서서히 변화하면서, 우리 집의 쓰레기통은 점점 비워지지 않게 되었다.


6.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이 주는 자유로움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게 되자, 일상은 더 단순하고 명확해졌다.
매번 쓰레기봉투를 사거나 버리는 수고가 줄고, ‘무엇을 어떻게 버려야 하지?’라는 고민도 거의 사라졌다.
대신, 나는 ‘이걸 왜 사야 하지?’, ‘이건 끝까지 쓸 수 있을까?’ 같은 생산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더 적게 소비하고, 더 오래 쓰고, 더 많이 생각하는 삶은 나를 더욱 자유롭게 만들었다.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아도 되는 삶은 누구나 가능하다
쓰레기통을 자주 비우지 않는다는 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거절하고,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고, 퇴비화하면 된다.
이 다섯 가지 원칙만 기억한다면, 당신도 한 달에 한 번 쓰레기통을 비워도 아무 문제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쓰레기를 줄이는 삶은 결코 고립되고 희생적인 삶이 아니다.
오히려 그건 더 의미 있고, 계획적이며, 자유로운 삶이다.
오늘도 나는 쓰레기통을 비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마음을 선물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