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는 단순히 건물과 도로로만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다.도시의 표면 아래에는, 수십 년에서 백 년 가까이 흐른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그 흔적은 대개 건축물에 남아 있다.특히 근현대 건축물은 20세기 초반부터 중후반에 이르는 격변기를 온전히 견뎌온 ‘살아 있는 기록’이다.나는 최근 몇 년간 전국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근현대 건축물이 단순히 보존 대상이 아니라 지역 관광의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벽돌 하나, 창틀의 곡선, 현관의 디자인 하나까지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사회상을 말해준다.이런 이야기가 있는 건물은 관광객에게 단순한 관람 이상의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지역 관광은 종종 자연경관이나 먹거리 위주로 기획되지만, 근현대 건축물은 도시에 서사를 입히고 여행자에게 ‘이야기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