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는 시간과 함께 겹겹이 쌓인다.하나의 골목, 하나의 건물에도 수십 년, 혹은 한 세기 가까운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근현대 건축물은 그 이야기의 중요한 한 페이지다.식민지 시기의 상점가, 해방 직후의 학교, 산업화 시기의 공장,이 모든 건물들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그렇지만, 개발이라는 이름 앞에서 이 건물들은 언제든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지역 사회가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는 절차는 존재하지만,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롭다.또한 절차를 밟기 전에 이미 철거가 결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나는 지난 몇 년간 여러 지역을 다니며근현대 건축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현장을 직접 지켜보았다.군산의 오래된 선교사 사택, 목포의 일본식 상점가,그리고 대구의 1930년대 양옥주택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