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은 화려한 고층 빌딩과 전통 한옥이 공존하는 도시지만, 그 사이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또 다른 시간이 숨어 있다.나는 이번에 일부러 현대식 재개발 구역을 비켜가, 20세기 초부터 중반에 지어진 근현대 건축물을 찾아 나섰다.지도에 표시된 건물은 대부분 ‘보존 대상’이나 ‘등록문화재’라는 명칭을 달고 있었지만, 직접 가보니 책 속 정보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숨결이 느껴졌다.현장에서 마주한 건물들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었다.그들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시대의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낸 증인이었다.벽돌의 색 변화, 창문의 비율, 입구의 장식과 간판 하나하나가그 시절 서울 사람들의 일상과 사회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서울에서 근현대 건축물을 답사하는 일은,박물관에서 유물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