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 건축물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이 건물들을 눈여겨보지 않는다. 화려한 고층 빌딩이나 세련된 신축 건물에 비해 초라하고 낡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그 벽돌 하나, 창문 하나에도 지난 100년간의 사회적 변화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실제로 서울역 구역사 앞에 서면,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왔던 순간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억압 속 출발점이었고, 해방 이후에는 귀환민의 눈물이 흘렀던 공간이었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나는 현장이었으며, 산업화 시대에는 수많은 노동자가 이 역을 통해 서울로 유입됐다.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한 나라의 근현대사가 집약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