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 건축물은 우리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오래된 벽돌 담과 낡은 창문, 그 위에 드리운 세월의 흔적은 때로는 무심히 지나가는 풍경에 불과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시대를 증언하는 귀중한 기록으로 다가온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후반까지 지어진 근현대 건축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이 건물들을 대하는 시선은 극과 극이다. 일부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반면, 다수는 개발이라는 이름 앞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왔다.우리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근현대 건축물이 과연 ‘유산’으로서 보존되어야 할 대상인가, 아니면 도시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레 흘려보낼 흔적인가? 이 질문은 단순히 건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 인식, 문화적 정체성, 그리고 미래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