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현대 건축물은 서울과 대도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울보다 더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지방 소도시 곳곳에, 시간의 더께가 고스란히 내려앉은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대부분은 알려지지 않은 채 주민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거나, 방치된 채 재개발의 그림자 아래 놓여 있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근현대사의 맥락과 사람들의 삶이 조용히 새겨져 있다.필자는 지난 몇 달간 전라남도, 경상북도, 충청남도의 작은 도시들을 직접 탐방하며, 그 속에 숨어 있는 근현대 건축물들을 기록해왔다. 이들은 대부분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고, 누군가에겐 낡은 건물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공간을 직접 걸으며,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보니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살아있는 역사적 기록..